"배춧값 무서워서 김치도 못 먹는다"…서민들 비명 언제까지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입력 2022-09-23 09:19   수정 2022-09-23 15:54


“이번달에는 시금치를 구하기가 힘들어 나물 대신에 냉동 시금치를 넣은 국으로 대체했습니다. 다음달부터는 다시 나물류를 식단에 포함할 생각입니다.”(서울 한 고등학교 급식 영양사)

‘시금(金)치’, ‘금(金)배추’라 불리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줬던 엽채류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엽채류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태풍 피해를 입지 않았던 지역으로 산지가 이동하면서 공급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매 가격 하락이 소매 가격으로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해 체감 물가 부담은 당분간 덜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주대비 배추 5% 시금치 9% 하락
23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배추의 도매가격은 ㎏당 1772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9.5% 하락했다. 여전히 지난달보다 54.1% 높은 가격이지만 상승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농산물유통공사는 시금치 도매 가격(4kg기준)이 일주일 전보다 5.1% 하락한 2만8700원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62.9% 떨어졌다. 상추(-32.9%), 풋고추(-27.7%), 깻잎(-14.6%) 등도 kg당 도매 가격이 일주일 전보다 저렴해졌다.


강원도에서 전국으로 산지가 이동하는 것이 농산물 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강원도는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여름철에 다양한 작물이 강원도에서 재배·출하된다. 하지만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반복된데다가 태풍 힌남노까지 덮치면서 농작물 작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시금치는 차가운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강원도에서 수확되는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폭등했다”며 “점점 재배지가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공급량 및 시세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추도 마찬가지다. 10월 중순 가을 배추가 출하를 앞두고 있어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대형마트 구매담당자는 “배추 가격이 강세를 띠며 재배 의향 농가가 늘었다”며 “가을 배추 작황이 나쁘지 않아 김장철에는 평년 수준 가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추가격 10월부터 안정세...소매가격은 아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도 이날 “10월부터 배추 도매가격이 평년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출하되고 있는 배추는 강원도 해발 600미터 이상 지역에서 수확되는 고랭지 배추인데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 바람에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다.

이달 말부터 준고랭지 2기작 배추(해발400~600m 강원도 지역에서 재배되는 여름배추)가 출하되면 가격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관측센터 조사 결과 준고랭지 2기작 배추 재배면적은 평년(877ha)보다 10.4% 증가한 968ha로 나타났다. 최대 주산지인 호남지역 가을배추도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1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농산물 도매 가격 하락이 소매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2주 이상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배추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9626원으로 한 달 전보다 46.3% 급등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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